외계인과 신
1. 외계인이 있다는 사실보다 이 광활한 우주에 우리밖에 없다는 사실이 더 말이 안 된다. 우주에 우리가 모르는 존재가 있을 확률은 0보다 크다. 신의 존재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신이 있을 확률은 0보다 크다.
2. 신을 믿는 선택을 했을 때 사후에 무한한 행복을 얻을 것이며, 신을 믿는 선택의 행복 기댓값도 무한이 된다. 신을 믿지 않는 선택을 했을 때는 생전에 얻는 유한한 행복이 전부이게 되며, 행복의 기댓값은 유한하게 된다. 우리는 기댓값이 최대가 아닌 선택을 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일반적인 원칙을 받아들인다. 따라서 신을 믿지 않는 선택은 비합리적이다.
3. 동전의 앞면이 나오면 원금을 두배로, 뒷면이 나오면 원금의 0.4배를 돌려주는 도박판이 있다. 게임을 할 때마다 판돈의 0.2배를 벌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 딱 감고 전재산을 배팅하여 두 판만 하기로 했다. 돈을 벌 확률이 1/4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계산하지 못했다.
4. “기댓값이 최대가 아닌 선택을 하는 것이 비합리적이라는 일반적인 원칙”이라는 수준 높은 한 문장 때문에 문장 앞 뒤의 팩트체크를 놓쳐서는 안 된다. 사기꾼들은 대개 수준 높은 문장 앞 뒤에 사기를 쳐놓는다. 신을 믿는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이 늘 비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5.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신의 존재를 믿고, 뒷면이 나오면 믿지 않는 식으로 신의 존재에 관한 믿음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을 때, 앞면이 나오면 신을 믿으면서 행복의 기댓값은 무한해지고, 뒷면이 나오면 신을 믿지 않으면서 행복의 기댓값은 유한해진다. 동전을 던지는 행위의 행복 기댓값은 무한하다. 동전 던지기를 통해 신을 믿을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비합리적이지 않으며, 신을 믿지 않으면서도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